아무래도 사춘기인가보다.
9시까지 놀고 숙제하기로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10시를 넘겼다.
그래도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숙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가 많네~ 단순계산문제는 싫네~ 수학을 왜 해야 하냐~ 까지 나오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일단 해 보라고 해도 말로만 걱정을 늘어놓는 아이...
하루이틀 문제도 아닌데, 지금까지도 이런다는 게 힘이 빠졌다.

내 할일을 하면 지도 지할일을 하겠지 싶어서 바쁘게 이것저것 하는데, 아이는 영 진도가 안나갔다.
시덥잖은 말을 시키면 몇 번은 못 들은 척, 무심한 척 하다가 몇 번을 반복하니 대답을 해 주고 있는 나...
이렇게 또 하릴없는 시간을 보냈구나.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 걸까?
나 또 아이손에 놀아난건가?
ㅜㅜ
안 되겠다 싶어서 일거리를 가지고 아이방으로 갔다.
여전히 꼼지락 거리기만 하고 진도는 안 나갔다.
그러더니 "반 아이들 때문에 학교 다니기 싫어~ 전학갈래!" 란다.
참나... 숙제하기 싫어서 머릿 속에 있는 생각 없는 생각 끄집어 내다가 전학까지 나오는 거냐?
전학 얘기도 여러 번 들었었고, 친절하지 않은 친구들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아무리 봐도 타이밍이 숙제하기 싫어 온갖 핑계를 갖다 붙이는 것 같았다.
많은 대화를 했지만, 결론은 여기서 잘 지내보자~ 라고 했더니 "전학 보내주지 않으면 실행할지도 몰라." 란다.
여기서 말하는 실행은 뛰어내리겠다는 거겠지..
이제 아주 무기가 되었구나.
휴...
그러더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내가 거실에 있으면 방으로 가고 방으로 가면 거실로 나가고...
엄마랑 같이 있는 게 싫은 게 딱 사춘기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매사가 부정적인 사춘기...
오마이갓!
이 중요한 시기에, 공부를 하나 더 해도 부족한 시간에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게 너무 아까웠다.
공부가 뭐라고~ 내 아이가 중요하지... 라는 건 아는데,
뒤늦게 공부하려고 맘 먹었는데, 맘처럼 노력해도 성적이 안나오면 그 땐 어떡하니... ㅜㅜ
아이는 저절로 크는 거라고 누가 그랬나.
자기는 루저로 그냥 살겠단다.
온갖 좋은 말을 들려줘도 귀에 들어가지 않을 게 뻔한데, 사춘기에 관한 책을 좀 찾아봐야할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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