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고 나면 <할 수 있잖아~> 라고 혼낼꺼잖아!"
란다... ㅡㅡ;;
블로그에 글 쓰는 것도 일이라고 자꾸 마감 코앞에 글을 쓰게 된다.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나면 9시 쯤...
그럼 그 때서야 글을 쓴다.
아이들은 그 때까지 계속 놀고;;;
오늘도 11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를 했고 그제야 "이제 씻고 잘 준비하자!"라고 했다.
씻고 나니 어머, 내일 영어학원 가는 날이다. ㅜㅜ 근데, 숙제를 안 했다.
내가 재촉하지 않았는데 했을리도 없고 서둘러 영어숙제를 꺼냈다.
똑같이 내 배 아파 낳은 아이들인데도 둘째는 눈치가 있어서 그런지 빠릿하게 준비를 하고 첫째는 밍기적대마왕이다.
숙제를 반 쯤 하고 나니 둘째가 꾸벅꾸벅 존다. 휴... 얼추할 건 다 한 것 같아서 그만 자라고 했다.
이렇게 숙제하다 바로 잠드는 게 베스트인 것 같아서 목욕 후 숙제를 루틴으로 하고 싶었는데, 목욕을 늦게하니 숙제도 늦게하게 되서 엉망이 된다.
그 때까지도 첫째는 숙제가 많다며 투덜거리고 있을 뿐.. 목욕도 숙제도 시작하지 않았다.
결국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했겠다!" 라고 질러 버렸다.
휴....
사춘기 아이가 원하는 건 공감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아이랑 얘길 하다보면 자꾸 T가 되는 걸 ㅜㅜ 어째야 할지..
시작하기도 전에 3시간이 걸리네, 죽어도 못하네, 말만 많다.
"일단 해! 늦게 자서 내일 못 일어날까봐 걱정이야?"
그렇단다. "엄마가 꼭 깨워줄 테니까 일단 시작 해!"
그래도 울먹거리며 시작을 안한다.
왜지? 뭐지? 나도 저랬던가?
목소리가 더 커지고 막말이 더 나올 것 같아서 "너 알아서 해!" 라고 던지고 방을 나왔다.
빨래를 널고 있는데, "다 하고 나면 <다 할 수 있잖아~>라고 혼낼 꺼잖아~" 라고 굳이 와서 말하는 아이.
"그게 혼내는 거냐?" 왜 그걸 혼낸다고 생각하는 걸까... 할 말이 없다.
잘 하면 잘한다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고 못한 걸 못한다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은 건가?
사춘기가 그런거였나? 난 왜 아직도 책을 안 빌렸나... 오만가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상담센터에서 부모설문했던 게 떠올랐다.
나의 성향 중 하나가 "통제는 하지 않으면서 기대가 많다" 라는 게 있었는데, 그게 이런 건가? 싶었다.
숙제든 뭐든 하라고 다그치진 않으면서 못했을 때, "왜 못했어?" "왜 안 했어?" 라고 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
그럴 바에는 처음부터 통제에 들어가는 게 나을 것 같다.
이렇게 맘 먹고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하필 내일 늦게 끝나는 날이다 ㅜㅜ)
그래도 오늘보다는 일찍 숙제를 할 수 있도록 통제를 해 봐야겠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결혼하고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서 내 스스로를 통제할 일이 점점 줄어든 것 같다.
나를 통제하지 않으니 아이들도 잘 통제하지 않았던 듯...
특히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했으니까...
그럼 난 아직도 유아기 때처럼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건가? 나도 유아기 때로 퇴행한 거고?
흠.. 루틴 있는 삶이 불안한 아이에게도 좋을 것 같긴 한데... 내가 문제였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