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게는 1년도 훨씬 전부터 전학을 예고했었다.
아파트 청약이 되어 신축아파트로 이사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에 따라 전학을 갈 꺼라고 말이다.
그 당시 다니던 학교에 힘들게 하는 친구 셋이 있었는데,
폭력적인 아이, 욕하는 아이, 수업 방해 하는 아이 등이 아이에겐 힘들었던 것 같다.
직접적으로 못살게 구는 게 아니어도 아이는 그런 애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했다.
거기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져서 또 힘들어 했다.
그러니 전학이 싫지만은 않은 듯 했다.
"근데, 엄마. 난 전학은 괜찮은데, 전학가서 자기소개하는 건 너~~무 싫어!"
이 말을 전학가기 전까지 20번 정도는 들은 것 같다. 30번인가?
워낙 발표하는 것도 싫어하는 아이라 자기소개가 싫을 수 있지~
"괜찮아. 짧게 이름 정도만 말해도 돼~" 라고 아이를 달랬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주목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는 조금 더 예민한 아이라 더 돌보았어야 했다는 걸 요즘 느낀다.
전학 후 담임선생님과 면담시간에 "아이가 자기소개 진짜 싫다. 안 하면 안 되요? "라는 질문을 몇 번 씩 했다.
라고 하시며 같은 질문을 이렇게 많이 하는 아이는 처음이라는 듯 얘기하셨다.
"저도 일년 내내 듣긴 했습니다." 라고 얘기하며 원래 그런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상담사의 얘기에 내가 무지했음을 깨달았다.
"그럴 땐, 괜찮아~ 라고 하는 말이 아이에겐 전혀 괜찮지 않아요~ 직접 자기소개를 해 본다거나 엄마가 시범을 보이며 따라하게 한다거나 직접 연습해 주는 게 좋습니다." 라고 하셨다.
맞다. 감정이 복잡한 사람에게 "괜찮아~" 라는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으면서, 이 단어는 되도록 쓰지 않아야지 라고 생각했으면서 해줄 말이 없으니 "괜찮아~ "라고 썼던 거구나... 싶어서 미안했다.
어릴 때부터 아이는 새로운 걸 하거나 새로운 장소를 가기 전에 수없이 질문을 했다.
그 때마다 설명을 해 주며 마음을 달랬는데, 조금씩 크면서 그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제 다 큰 줄 알았다. ㅜ
아직도 설명을 해 줘야 했던 거다. 아마 더 클 때까지도 설명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해 줘야지;;;
모든 사람이 엄마처럼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을 텐데...
사회는 더 험한데...
아이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